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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에 재현되는 퀴어의 모습

매체에 재현되는 퀴어의 모습

흔히 퀴어는 다양한 매체에 드물게 등장할 것 같지만 퀴어락이 소장한 기록물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상당히 많은 매체와 기록에 등장하고 있다. 영화는 퀴어가 등장하는 대표적 매체로 오랫 동안 퀴어는 범죄자의 모습으로, 사회의 위협으로, 전복적 실천으로, 일상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단행본 역시 마찬가지로 퀴어를 책 전반에 걸쳐 다루지는 않아도 적은 분량이나마 퀴어를 다루는 책은 상당히 많다.

한편, 한국은 트랜스젠더의 자서전이 적지 않은 편이다. 자서전은 온전한 자신의 이야기라기보다 사회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어떤 식으로 재현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재현의 정치를 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텍스트다.

한국의 트랜스젠더 자서전

현재까지 발굴한 기록물 중에서, 첫 번째 트랜스젠더 자서전은 누가 썼을까요? 지명도를 따지면 2001년에 나온 하리수 씨의 책일 듯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첫 트랜스젠더 자서전은 1997년에 나온 ftm/트랜스남성 이동숙 씨가 쓴 <형이라 불리는 여자>(총 2권)입니다. 이동숙 씨는 이후 2000년에 이도미니카란 이름으로 <감옥여행>을, 2004년엔 이문기란 이름으로 <색다른 남자>를 썼습니다.

이문기/이동숙 씨 다음으로 나온 자서전은 진싱 씨의 자서전 <신의 실수도 나의 꿈을 막지 못했다>입니다. 2001년 5월에 나왔죠. 이 책이 흥미로운 건, 한국어 판본이 먼저 나왔고 이후 2004년 중국어 판본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그 다음으로 하리수 씨의 자서전 <이브가 된 아담>이 2001년 8월, 김비 씨의 자서전 <못생긴 트랜스젠더 김비 이야기>가 2001년 9월에 나왔습니다.

2005년엔 문옥정 씨의 자서전 <이제는 말하고 싶다>가 나왔습니다. 자서전은 아니지만 자서전과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법한 책 <다큐멘터리 북 3xFTM: 세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가 2008년에 나왔고요. 그러고 나서 김비 씨가 기존 자서전을 개정해서 2011년에 <네 머리에 꽃을 달아라>를 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mtf/트랜스여성의 자서전이 총 5권, ftm/트랜스남성의 자서전이 총 3권, ftm/트랜스남성의 인터뷰집이 총 1권 있습니다.

정리하고 보면 의외로 예상보다는 많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더 많은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자서전을 출판해서, 트랜스젠더의 다양한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